# 아빠

아빠가 출국을 앞두고 계시다.

아마 1년 예정이신듯 하고, 아빠는 되도록이면 반년만에 정리하고 오시고 싶어하시는 것 같고.

생각해보면 아빠는 대학에 계시지만,

최대한 출장을 자제하시고 짧게 가셨었는데,

(아마도 집에 딸들과 아내, 노모만 두고 계시는게 마음에 걸리셨겠지)

대학교 1학년때였던가,

두달정도 미국에 가 계셨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빠는 매일 한국시간으로 밤 열시쯤 전화를 하셨고,

딸들과는 종종 이메일을 주고받았었는데.

어느때였던가, 나는 뭔가 뜻대로 되지 않아 풀이 많이 죽어있었고 처음으로 아빠한테 속상하다고 메일을 제법 길게 보냈었는데,

그때 보내주신 답 메일이 어찌나 따듯하던지,

나는 몇번을 읽고 읽어서 아직도 내용을 외울 정도이고,

지금도 힘이 들때면 한번씩 생각이 나곤한다.

 

어렸을때 퇴근한 아빠 발등에 내 발을 올려놓고 아빠에게 안겨 한참을 걸어다닐때에는

마냥 아빠가 좋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아빠 발등에는 나의 무게만 실려있었던게 아니었을텐데,

아빠 품은 참말 따듯했단 말이지.

지금 그이 품보다도 더.

(그이가 서운하려나;)

 

대학생이 되고, 대학원에 입학하고 나서,

아빠가 얼마나 존경스러운 학자인지,

새삼 느껴져서 나는 더 기운이 났다.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가족기록부에 늘 적혀있는 아빠 직업이 꽤나 무겁게 느껴져서,

나는 자랄수록 좀더좀더 열심히 견뎌낼 힘이 되기도 했다.

 

 

홀로 남겨지신 엄마가 좀더 잘 지내실 수 있게,

종종 들려야지.

외손주 쑥쑥 자라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볼수 없어 못내 서운하실 아빠에게는

종종 영상통화를 +_+

아빠가 건강하게 잘 다녀오실 수 있기를.

 

 

 

 

 

 

#

지난날 기억하기.

 

한번씩 아이의 지난날이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아직 2년도 채 안된 시간들인데,

그 안의 시간들 속에 아이라기보다는 아가인 내 아이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궁금하다는 표정이다.

아이의 모든 경험들은,

(때로 웃고, 먹고, 울고, 보고, 떼쓰고 한 경험들)

수유일기에, 블로그에, 컴퓨터에 수없이 나누어 저장되어있다.

 

가끔 그 따듯하고 벅찼던 순간들. 아름답고 새롭기만했던 일상의 기억들이 조금씩 잊혀지는 순간을 느낀다.

어느새, 나는 아이의 지난 날들이 다 떠오르지 않고,

사진을 들여다보며 그때의 얼굴과 목소리, 표정을 기억해내곤 한다.

잊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모든 기억은 가슴에, 머리에 있을거라고 자만아닌 자만을 하면서.

 

착각일뿐이다.

 

나는 다 기억을 해낼수가 없다.

시간들 속에 잊혀지는 작은 부분.

그 부분들로 인한 큰 경험들. 새로운 시간들을.

 

심지어 이제 나는.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모유를 언제 얼만큼이나 먹었는지.

속싸개를 벗어나려하지 않고 꼼짝도 안하고 잠을 며칠이나 잤는지.

언제부터 용을 쓰며 팔이 속싸개를 삐져나왔는지.

자다가 주르륵 토해서 놀래게 한날이 언제였는지.

반짝반짝이는 눈으로 나와 처음 눈을 맞춘 순간이 언제였는지.

우리는 얼마나 자주 눈을 마주치며 웃으며 지냈는지.

얼마나 안고 스탭을 밟아가며 자장자장 쉬쉬- 노래를 불러줘야 잠이 들었는지.

처음 맞은 예방접종이 무엇인지.

아이의 엉덩이가 얼마나 작고 살이 없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하다.

이유식을 처음 하던 그 떨리는 날을 빼고는,

수많은 이유식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어째서 나는 이 소중한 것들을 잊고 있는가.

 

 

 

 

아마도, 나는,

현재의 아이를 담기위해 과거의 모습들을 뒤로 정리하는것 같다.

내게 소중한 아이의 모습은 사진에, 동영상에 남아있고.

볼때마다 놀랍도록 새록새록하고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안타깝기도 하다.

너무 빨리 커버리는것 같아서.

까르르 까르르 웃으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내게 얼굴을 들이밀때.

나는 아이가 너무나 훌쩍 자란것 같다.

 

 

전부다 기억할 수 없는 순간.

멈출 수는 없는 성장.

 

이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나는 아이의 시간이 아름답고 건강한 성장의 과정이길.

늘 기도한다.

 

 

 

 

 

 

 

 

 

작년 이맘때,

아가, 너 좀 예쁘다아.

예뻤던, 너의 어린 날들.

 

 

 

 

 

 

 

 

 

 

- :: 2014.06.20 23:16 연두-♡

#  May, Good bye spring!

 

 

이제는 제법 숟가락으로 혼자 밥도 잘 먹는,

5월 초의 사진인데도- 가디건을 입고 다녔던 봄날.

 

 

 

 

아이는 성북구의 축제현장에 갔었는데,

어찌나 신나 하던지. 막 무대에도 올라가서 사람들의 환호를 받고.

미술관의 작품 두어개에도 수시로 들락날락.

아이의 에너지에 관계자들이 다 놀랐을 정도.

흥이 난 아이와 함께 있자니, 나도 그이도 덩달아 기분좋은 봄날의 어느 밤.

 

 

 

 

 

나와 아이의 단골 데이트 장소.

디큐브시티의 야외 광장과 공원,

그곳에서 아이는 첨벙첨벙 물놀이를 하고,

바람개비를 구경하고,

스탠드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한참을 신나게 노는 아이.

 

 

 

 

유난히 구경하고 관찰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에게,

식탁의자를 베란다에 놓아주면 저렇게 깨끼발을 들고 한참을 시선을 고정한채 있는.

 

단골데이트 장소, 예술의 전당-

이제는 제법 볕이 너무 뜨거워서 가기가 좀 어려워진 +_+

이날, 나는 오랜만에 전시회도 봐서 더 좋았던.

 

 

 

매일 다니는 동네 산책에서는 형아들, 누나들 노는거에 다 참견하고-

 

 

 

 

상상놀이터에서의 아이는,

너무너무 잘 놀아서 생각보다 훌쩍 자라있는 모습에 나도 그이도 조금 놀랬던.

1층부터 3층까지 구석구석 다 누비며 이것저것 만져보고 경험했던.

 

 

 

 

 

 

집에서는 물감놀이도 하고,

이곳에서 간식도 먹고.

요 매트, 참 좋아!!

 

 

 

 

 

- :: 2014.06.16 00:35 연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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